"뉴욕 맨해튼의 임대료 상승율이 꺾이고, 미국 경기 상승세 둔화에도 좋은 부동산 투자 기회는 있다. 하이 스트리트(중심가)의 플래그십 스토어가 임차한 건물 등이 대상이다."
신준현 메리츠대체투자운용 대표(사진)는 미국 리테일 부동산 전망에 대해 이 같은 진단을 내놓았다. 글로벌 기업이 마케팅 목적으로 플래그십 스토어 등을 임차하는 경우 해당 건물은 안정적인 투자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. 이커머스(전자상거래)의 비중이 높아져 리테일 부동산에 대한 가격이 떨어진 것도 한몫했다.
신 대표는 "중심가의 리테일 부동산은 비교적 안전한 투자대상으로 볼 수 있다. 이커머스의 대표주자 아마존도 ’아마존 고’라는 리테일 매장을 오픈한 바 있다"며 "그동안 리테일 부동산은 요구수익률이 낮았으나 이커머스 영향으로 수익률을 더 높게 설정할 수 있다"고 강조했다.
실제로 메리츠대체투자운용은 지난해 아디다스가 매장으로 임차 중인 뉴욕 소호의 건물에 6555만달러를 투자했다. 나이키의 플래그십 매장이 될 뉴욕 5번가 ’650피프스애비뉴 빌딩’을 담보로 하는 메자닌 대출채권에도 6500만달러를 투자했다. 앞서 2016년에는 이탈리아 북부 리테일 매장 포트폴리오 선순위 대출채권에 3550만유로를 투자한 바 있다. 이 같은 투자에 힘입어 메리츠대체투자운용은 지난해 10월 말 기준 운용자산(AUM)을 2조2147억원까지 늘렸다. 당초 1조원 중후반이라는 목표를 초과 달성한 것이다.
올해는 2조원 후반대로 확대하는 것이 목표다. 경기 변동성 및 불안을 감안해 보수적인 투자 기조를 이어나가겠다는 신 대표의 설명이다.
과거보다 요구수익률을 낮추거나, 리스크를 더 감당해야 딜(거래)이 이뤄지는 상황에서 무리한 투자는 기관투자자들의 신뢰를 잃을 수 있는 요인이라는 판단이다. 메리츠대체투자운용이 투자하는 부동산 선·중순위 담보대출은 거의 대부분 담보대출비율(LTV) 60% 후반을 넘지 않는다.
다만, 신 대표는 "부동산 시장의 조정이 이뤄진 후에는 에쿼티(지분) 투자를 하기 좋은 시장이 열릴 것으로 보고, 이에 대비하고 있다"고 했다.
ggg@fnnews.com 강구귀 기자